구글의 픽셀폰은 시리즈가 계속 나올 수록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처음 픽셀1이 나왔을때는 ‘가능성'이라는 표현을 들었지만 4번째 제품까지 나온 지금은 ‘정신차려라'라는 말을 듣는 편이죠. 픽셀4에 대한 전반적인 리뷰를 쓸까하다가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인 얼굴인식과 모션센스에 대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1. 쓸 곳이 없는 얼굴 인식
픽셀4는 다른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폰들과는 다르게 지문 센서가 없습니다. 아이폰X와 마찬가지로 얼굴 인식으로 지문을 대신하고 있죠. 아이폰X도 이에 대한 비난을 들었지만 애플이 정하면 앱이나 주변기기 제조사들이 따를 수 밖에 없는 iOS 생태계와는 달리 안드로이드 쪽에서는 픽셀이 한다고 다른 업체들이 이것을 지원해야 하는 이유가 없다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화면 잠금해제를 제외하고 픽셀4의 얼굴 인식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정도이고 다른 앱들에서는 그냥 지문 기능이 없는 폰으로 인식됩니다. 한 회사의 하이엔드 폰을 사용하면서 은행 앱을 사용할때마다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죠. 얼굴 인식에 필요한 센서들 가격이 비싸 지문 인식 센서까지 넣을 수 없었다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소비자가 그런 것까지 이해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죠.
2. 개발하면서 실사용 테스트는 해보았나, 모션 센스
얼굴 인식보다 이것이 더 문제입니다. 제가 예전에 픽셀 버즈 1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문제로 지적했던 것이 실사용에서 생길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라는 것인데 픽셀4의 모션 센스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모션 센스관련 기능들의 기본 설정은 사용자가 주변에 있으면 절전 모드 상태에서 화면에 시계와 알림을 표시해주고 터치를 하거나 손이 가까이 오면 절전 모드가 해제되면서 화면이 켜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터치가 싱글 터치라는 것이죠. 즉, 폰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화면을 그냥 한번 만지기만 해도 화면이 켜집니다. 거기에 픽셀4는 모션 센스와 함께 얼굴 인식을 쓰고 있는 기기라는 문제가 더해져 잠금 해제까지 되는 일이 부지기수 입니다. 픽셀4의 모션 센스 설정은 폰이 책상 위에 있는 경우라면 편할 수 있으나 폰을 휴대한 상태에서는 상당한 짜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물론 모션 센스 설정에서 이 기능들을 꺼놓을 수 있으나 그러면 모션 센스가 하는 일은 정말 쓸데가 없는 음악 재생시 곡넘기기 뿐입니다. 픽셀4는 지문 인식도 없고 그렇게 강조했던 모션 센스는 불편해서 기능을 꺼놓어야하는 100만원짜리 폰이 되는 것이죠.
구글 하드웨어 부분의 문제중 하나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만듬새보다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이 너무 이상적인 부분만 보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기를 만들고자 한다면 실제 사용할때 생길 수 있는 불편함에 대한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