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에서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Adobe Photoshop Camera)'라는 아주 정직한 이름의 카메라 앱을 출시했습니다. 스토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앱인데 어도비가 만들면 무엇이 다른지 살펴 보았습니다.
이 앱의 흥미로운 점은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필터입니다. 제가 이런 서드파티 카메라 앱을 거의 사용해본적이 없어 다른 카메라 앱은 어떨지 모르지만 사진 촬영 후가 아니라 촬영 전 실시간으로 카메라에 필터가 적용된 화면을 보여줍니다.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의 필터 중에는 피사체의 변화에 따라 필터의 적용 형태가 변하는 것도 있어 사진 촬영을 하지 않고 그냥 실시간으로 필터가 적용되는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필터 때문에 화면 프레임이 떨어졌고 셔터랙도 제법 있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두번째는 비파괴 편집입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필터 앱들은 필터가 적용되면 그것을 취소하거나 다른 필터로 변경할 수 없는데 역시 어도비에서 만든 앱은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합니다. 라이트룸처럼 필터를 포함해 사진에 적용된 편집을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으며 필터가 적용된 사진을 폰에 저장할때도 필터가 적용되지 않은 원본 사진도 같이 저장해주는 편리성도 확실히 챙겨주고 있습니다.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 앱은 일반적인 카메라 앱은 아닙니다. 저 과격한(?) 필터들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SNS에 재미있는 사진들을 올리고 공유하는 젋은 사용자들을 타겟으로 하는 앱입니다. 일반적인 카메라의 경우 카메라 센서 전체를 사용하는 4:3 비율이 기본값인데 비해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는 화면을 꽉채우는 16:9가 기본값이고 처음 앱을 실행하면 전면 카메라로 실행되는 등의 기본 설정들 또한 앱의 타겟층을 말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재미있는 기능을 보여준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이지만 필터 적용이 주목적이 아니라 카메라 앱인데 필터도 적용할 수 있는 앱은 시대에 맞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정말로 사진을 찍는 기능 정도만 했을때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서드파티 카메라 앱이 가치가 있었으나 복수의 렌즈를 사용해 후보정을 하는 것이 트랜드가 된 지금은 폰의 하드웨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서드파티 카메라 앱은 기본 사진 품질에서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 앱에 비해 장점이 있을 수 없습니다.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 개발팀도 그런 것을 인지해서 저렇게 과격한 필터 기능과 AI 어쩌고 하는 자동 보정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도비 포토샵 카메라'에 대한 제 평가는 '필터가 재미있다' 이상을 주기는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