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브롤스타즈 대신 클래시 로얄을 해보면서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모바일 게임 인터페이스에 대한 것을 한번 정리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작성한 글입니다.
시장 규모로는 1위인 모바일 게임이 PC나 콘솔 게임에 비해 저평가 되는 이유 중 하나로 저는 '인터페이스'를 이야기합니다. 현재 모바일 게임에서 많이 사용되는 가상 게임패드는 최악의 인터페이스입니다. 게임이 복잡할수록 인터페이스가 화면을 가득 덮게 되고 이동을 위해 스마트폰 화면에 직접 손으로 누르고 비비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화면에 묻는 지문때문에 조작감은 점점 나빠집니다. 그 어떤 면을 생각해도 제대로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모바일 게임이 이런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기기 성능이 좋아지면서 모바일 초기 히트작인 앵그리버드 수준이 아니라 좀더 다양하고 스케일 큰 액션이나 RPG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기는 했으나 이런 복잡한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게임패드와 같은 인터페이스가 필요한데 그렇다고 블루투스 게임패드를 필수로 요구할 수는 없으니 폰 화면에 게임패드를 그려 이것을 사용하는 방식이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인터페이스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효율적인 인터페이스가 아니고 결과적으로 모바일 게임에서 자동 전투가 일반화되는데 일조하였으며 자동 전투가 일반화된 모바일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당연히 좋을 수 없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한단계 더 발전하려면 저는 가상 게임패드 인터페이스를 버리거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디자인할때 게임패드가 효과적인 장르라고 해도 폰의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비록 망한 게임이지만 베인글로리가 보여 준 인터페이스가 이것의 모법 답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상 게임패드가 필요하다면 지금처럼 이동 방식에서 게임패드의 아날로그 스틱을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는 왼쪽에 터치로 이동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드는 것과 같은 좀더 다른 아이디어를 실험해보아야 합니다. 평평하고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폰 화면을 아날로그 스틱처럼 쓰는 것은 그만두어야 합니다.
아마 기존 게임을 카피해 만들기 바쁜 많은 모바일 게임 회사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해보자라는 제안은 딴 나라 이야기이겠지만 어딘가에는 도전 정신이 넘치는 용감한 회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회사들을 통해 스스로 인터페이스라는 족쇄를 차고 있는 모바일 게임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게임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