궨트 6.2 업데이트의 문제 : 버그의 양이 문제가 아니다

 

지나친 랜덤성에 질린 하스스톤 대신 하고 있는 궨트. 분명 괜찮은 게임이고 차별화된 게임성과 재미가 있지만 지난 주에 출시된 6.2 업데이트는 궨트의 불안 요소는 개발팀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준 업데이트였습니다. 두번의 핫픽스와 두번의 서버쪽 수정으로 버그들은 수정이 되었지만 궨트 6.2 업데이트가 단순히 버그가 너무 많았다 이상의 문제가 있는 업데이트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타이밍

궨트 6.2가 나온 5월초는 라이엇의 카드게임인 '레전드 오브 룬테라'가 정식 출시된 시기입니다. 라이엇 입장에서는 의도하지 않게 절묘한 출시 시기가 되었는데 실제 유튜브에서 궨트 영상을 올리고 있던 스트리머들 중 궨트 컨텐츠도 업로드할 예정이지만 한동안은 룬테라에 집중하겠다라는 글을 올린 경우들을 보았습니다. 룬테라가 새로 나왔으니 시청자가 많이 모이는 룬테라를 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번 궨트 6.2 업데이트에 크게 실망했다라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룬테라나 궨트 모두 하스스톤 입장에서 보면 마이너 게임이지만 두 게임은 하스스톤의 랜덤성을 싫어하는 유저들이 선택하는 게임이다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같은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경쟁자라는 것이죠. 새로운 경쟁자가 나온 시점에서 궨트가 제대로 삽질을 했다라는 것이 6.2 업데이트의 첫번째 문제입니다.

2. 버그의 성격

1번 문제보다 이것이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6.2 업데이트의 버그들 중에는 과연 개발팀이 업데이트 배포전 테스트를 했나하는 의문이 드는 것들이 있다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게임을 시작할때 덱에서 카드가 핸드로 이동하는 애니메이션 버그인데 이 버그는 그냥 게임을 한번만 하면 알 수 있는 종류의 버그입니다. 이런 버그가 있는데 업데이트가 출시되었다라는 것은 해당 기능의 개발자조차 기능을 만들고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상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팀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업무 태만입니다.

궨트 개발팀에서는 코로나19로 재택 근무를 하다보니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생긴 문제라고 변명을 할 수 있을 것이나 재택 근무를 하고 있다면 구글이 재택 근무 영향으로 크롬 업데이트를 늦추겠다라고 한 것처럼 그에 맞게 업데이트 분량을 조절해야 하는 것입니다. 6.2 업데이트의 버그들은 궨트 개발팀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고 있거나 아니면 변화된 환경이 주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상황 파악을 못하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전 인터뷰를 보면 궨트 개발사인 CDPR에서는 궨트가 하스스톤과 경쟁하는 대박 게임이 될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 것 같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의 운영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궨트 개발팀은 모르는 것 같은데 궨트는 베타 게임도 아니고 무료 게임도 아닙니다.